사람사는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019) 지팡이 모델이 되어봐?

白鏡 2017. 3. 25. 11:17

 

지난 생일 때 아내가

생일선물로 무얼 받고 싶냐 해서

지팡이를 지목하였고

그 덕에

'세공(손잡이) 프리츠 지팡이'라는

(Chrome Plated Scroll Fritz Walking Cane)

고급 패션 지팡이를 하나 선물로 받았다.

[http://blog.daum.net/hansono/17436592

사람 사는 이야기(15) 생일1 - 지팡이 이야기]

 

선물로 얻은 이 지팡이는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하여 지팡이 판매처인 '제이스틱'(J Stick) 홈피에

http://www.jstick.com

다음과 같은 감사의 사용후기를 올렸다.

 

고급 지팡이의 멋
안녕하세요? .
지난 주 가족들로부터 위의 지팡이를 생일 선물로 받고서

하도 마음에 들어
제 블로그의 '사람 사는 소소한 이야기'편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지팡이 문화에 관한 한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좋은 고급지팡이를 보급하느라 애쓰시는 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http://blog.daum.net/hansono/17436592

 

그랬더니 그 회사 사장님이 전화가 와서는

 

'내 블로그 글을 보고 너무 감동을 받았다고,

가끔씩 고객들로부터 고맙다는 전화는 받아보았으나

이렇게 블로그에 글까지 올린 사람은 처음이라고,

그것도 어르신(?)!'

 

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였다.

그러면서 감사의 뜻으로

지팡이 하나를 선물로 보내겠단다.

 

나는

'내가 이러려고 후기를 올린 게 아닌데'

너무 염치없다 싶어

몇 번이나 사양하였지만

 

상대의 호의를 너무 거절하는 것도 그렇고

'정 그러시면 부담 안 가게

20만원 안 넘는 선에서 하겠습니다'라는

그 분의 말에 받기로 동의하였다.

 

며칠 후 지팡이를 받아보니

독일제 'Gastrock' 이다.

 

 

이 지팡이는

짙은 홍색의 'Burgundy' color로서

우아한 맛이 들고

몸체는 나무인데 신기할 정도로 가벼워

재질은 아마도 'Hardwood'(활엽수)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번 것은.

나 같은 장애인이 힘 안들이고 부담 없이

짚고 다니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이리하여

애당초 지팡이를 두 개 사려다

처참히 좌절된 나의 꿈은

뜻하지 않게 이루어졌다. ㅎㅎㅎ

 

나는 다시 사장님께 감사의 전화를 하면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머리에 남았다.

 

자신의 회사 J Stick

한국에서 가장 많은 지팡이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 촬영 시

지팡이 협찬 요구가 많이 들어온단다.

 

그럴 때 이 회사에서 내거는 조건은
극 중에서 그 지팡이를 쓰는 주연배우가

지팡이를 든 여러 장의 still cut을 찍어 주는 것이고

 

그러면 회사는 그 사진들을

홈피 '갤러리'에 올리게 되는데

 

문제는 그 사진들이

지팡이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모델이 전문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사가 방송사 및 영화사의 전문 사진가임에도 불구하고

지팡이를 돋보이게 해야 하는 본연의 목적에

썩 잘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란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갤러리에 들어가

그런 관점에서 살펴보았더니

다수의 사진에서 나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내 블로그 글도 좋았지만
사진도 잘 찍으셨던 덴요 한다. ㅋㅋㅋ

 

그래서 생각했다.

생각지도 않게 좋은 지팡이를 얻었으니

뭔가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찍었다.

지팡이에 concept을 맞춘 몇 장의 사진들을.

 

그리고 보냈다.

이 중 쓸만한 사진 있으면 어디든 쓰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