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016) 생일2 - 송정 레플랑시(Les Planches)에서 브런치를

白鏡 2017. 2. 28. 07:23

 

이렇게 아내와 딸이 마련해 준 멋진 지팡이를 들고

제일 먼저 폼 잡으러 간 곳이

그 날 저녁 식사 장소인 레 플랑시

The French Restaurant

’LES PLANCHES’


 

내가 이 집을 맨 처음 방문한 것은

2015 8 30일.

그 때 그 집을 가게 된 연유가 좀 웃긴다.

 

그 날 아내와 난

친구 딸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조선비치 호텔에 갔는데

식장 입구에 내 친구는 온데 간데 없고

왠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것 아닌가!

 

깜짝 놀라

같이 참석하기로 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주일 전 그 시각에 그 장소에서 치렀단다.

 

헐!!!!!!

내가 벌써 치매가 왔나???

참 돌겠다 돌겠어!!!

 

때는 점심 때라 배는 고픈데

그만한 일로

금식기도 하고 앉았을 수도 없고..

마침 떠 오르는 집이 하나 있었으니

그 집이 바로 레 플랑시다.

 

그 날 이 집이 생각난 이유는

당시 내가 활동하던 맛집카페에

이 집에 관한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한 번 가 봐야겠다 하던 참이었는데

마침 해운대라 멀지도 않고

전화번호도 메모 해 놓았기 때문이다.

 

하여

바로 전화로 예약하고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차를 몰고 송정터널을 내려와 우회전 하여

광어골을 따라가다 좌회전 하여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죽 따라가니

거의 끝나는 지점에

프랑스 레스토랑이란 이미지와는 달리

참으로 소박한 자그만 건물이 나온다

(P01)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안에서 요리사 복장의 한 서양인이

문을 열어주면서 '안녕하세요?'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래서 응대를 하는데

그가 아는 한국말은 거기까지.

하여

'Are you the owner chef of this restaurant?'

하니 맞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카운터가 있고

전화 목소리와 동일한 여성이

예약을 확인하고 자리로 안내하는데

 

언뜻 보기엔 동남아 여성 풍의 얼굴인데

개성 있는 매력과 함께

젊은 나이임에도 무언가 force를 지녀

이 집 안주인 같은 느낌이 왔다.

 

좌석에 앉아

내부 인테리어, 의자, 셋팅된 식기세트,

테라스 등을 살펴보니

근엄하게 폼잡고 먹는

Formal French Restaurant 이라기 보다는

바닷가 휴양지의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다.


(P02-04)

 

 

 

메뉴판을 펴고

(M01)

 

브런치 메뉴를 보니 두 가지라

탐색전 삼아 아내와 난 각각 다른 걸 시켰다.

(M02)

 

음식은 때깔도 좋고

맛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M03-10)

 

 

 

 

 

 

 

 

 

여기서 내가

그런대로란 표현을 쓴 이유는

 

그 집 음식이

그저 그렇고 그런 수준이라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한국 토종으로서

이 땅에서만 60년 이상 살아온

할매 할배 입엔


브런치가 아무리 맛있어도

아점으로는 아무래도

서양식보다는

속 씨워~ㄴ한 대구탕이 더 나은 것 같고

 

일인당 25천 량이나 하는 돈도

좀 아까운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특히 외국서 공부한 딸아이 데려오면

비주얼, 내용, 맛, 분위기 등으로 보아

'와우!!' 하며 신나 할 것 같아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저녁 먹으러

한 번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만났던 이 집 주인장이

주방에서 나와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R1)

 

명함을 주며 자기소개를 하는데

(R2)

 

이름은 프랭크 라마쉬

 

프랑스 태생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쉐프생활을 했고
한국 여성과 결혼하여 아이 낳고

현재 부산에 살고 있단다.

 

그러면서 내 짐작대로

카운터 여성을 부인이라고 소개했다.

 

나도 아내를 인사시키고

간단한 내 소개와 함께 담소를 하다가

나의 동요모임인 은하수회 생각이 나서


10명 정도 모여

다른 사람 신경 안 쓰고

식사하고 기타 치고 노래할만한 공간은 없느냐 하니

이층으로 안내한다.

 

이층에는 화장실이 따로 있고

(R2)

 

4인 용 테이블이 네 개 있는 자그만 홀인데

(R3)

 

바깥으로 널찍한 테라스가 있는게 아니가!

(R4)

 

게다가 거기에는 바비큐 장치까지 있어

(R5)

 

, 여름, 가을에 10 ~ 20명이 모여

바베큐 파티하기에 딱이라

이층을 도리하려면 조건이 무어냐?

고 물었더니

매상 50만원 이상만 올려주면 된단다.


그러면 한 10명 와서

5만원짜리 디너 시키고 와인만 마셔도

이 층 통째로 쓰겠네  @@@$@$%%


'~~ 이 정도 조건이면 그저네 그저야!'

 

20분 간 주인 부부가 우리를 안내하며

친절히 설명해 주고

남 녀 각자 즐거운 담소를 나누다

작별인사를 하면서


'다음에 우리 딸하고 한 번 올게요'

하고 아내가 말했는데

 

그 약속을 꼭 1년 반 만에 지키게 된 것이다.

 

will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