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사이(032) 퇴직 후 닥치는 일들 4 - 요일이 없다

白鏡 2019. 1. 9. 20:18

퇴직 후 닥치는 일들 4

‘요일이 없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에요?"

"글쎄??~~"



 

"오늘이 며칠이요? 8? 9?"

"글쎄??~~"

 

요즈음 우리 부부 사이에 종종 나누는 대화내용이다.

 

직장을 다닐 때 요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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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요일은 각 각 그 의미를 달리 했고 그래서 요일은 중요했다.

 

월요일은 새로운 한 주일을 시작한다는 각오와 기대에 찬 의미가 있었고


화요일은 그저 그랬고


수요일은 한 주가 벌써 반이 지나간다는 희망과 아쉬움이 뒤섞인 의미가 있었고


목요일은 금요일이 기다려지는 날이었고


금요일은 반갑고 즐거운 사람들 만나는 날이자 일주일의 마지막 날이라 좋았고


토요일은 푹 쉴 수 있어 좋았고


일요일은 하나님 만나는 날이라 좋았다.

 

퇴직 후 요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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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 날이 그 날이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함없는 생활에선

요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그런 요일은 필요치 않았다.

그래서 요일을 잘 몰랐다.

 

퇴직은

아침마다 어딘가에 꼭 가야만 한다는 굴레에서 나를 해방시켜 준 대신

요일이 제공하는 시간의 다양성과 그에 따른 즐거움을 앗아가고 말았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고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이 있고

세상에 공짜는 없나니 단 하나도 없다'

단순 명쾌한 이 진리를 퇴직과 더불어 다시 한 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