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사이(027-17) 정퇴 제17막-10 잊지 못 할 사람들 , 백낙환, 정덕환, 은충기 그리고 여러분

白鏡 2018. 11. 20. 09:59

‘잊지 못 할 사람들 - 백낙환, 정덕환, 은충기 선생님 그리고 여러분’

 

다음으로는 백낙환 전() 이사장님입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불행한 결과를 맞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공()과 과()는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공과 과가 어떤 것이든 간에 그 분은 제가 이 병원에 와서 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분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그 분 돈에 대해서는 얼마나 짭니까?(일동 웃음)


그런데 제가 뭔가 새로운 걸 한 번 해 보려고 이사장님 찾아가서 열정을 가지고 설명을 하면 !! 그래?” 하면서 고가(高價)의 장비도 선뜻 사 주시고,


아래 사람들 잘 못하면 그 호통 잘 치시는 분이 제가 하는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대충 눈 감아주시고, 또 이북 분이라 저와 기질도 잘 맞았고요.


그리고 항상 흐무~ㅅ한 미소와 함께 마치 아버지 같은 눈길로 쳐다보시면서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정덕환 학장님,


그리고 은충기 원장님


제 기질이 어떤 사람입니까? 대쪽 같은 기질이지요. 에피소드 하나만 들겠습니다.


강창일 교수님이 병원장을 할 땐 데요, 병원에서 회의를 마치고 보직교수 몇 분 하고 행정부서장 몇 분하고 병원 밑에 식사를 하러 갔는데, 그 때 행정 파트~~, 마 밝힙시다. 다 아시겠지 뭐~,


당시 시설부장이 이사장님 총애를 많이 받아 파워가 셌어요. 그 분 평소에는  인품이 좋은 분인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양반이 술만 한 잔 하면 마~~ 목소리가 높아지고 좀 방 방 뜨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 날, 그는 말석에 앉았는데 술이 몇 순배 돌고 나니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하는 행동이 눈에 거슬렸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원장님보고도 뭔가 좀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길래 그걸 제가 못 참고

부장님, ~~ 보자보자 하니 좀 심하시네요.” 라며 버럭 고함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순간 분위기가 싸~~ 해졌는데, 그래도 그 양반 내 고함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바짝 엎드려 가지고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술이 좀 되어서 그만…: 하며 젊은 저 한테 깍듯이 사과했습니다.


이래서 사태는 수습이 됐는데 제 옆에서 가만 보고만 있던 강 원장님이 그 특유의 미소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이 장면에서 그 분의 말투를 흉내내었다)


한 교수, 나는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인데 자네는 외강내강 형이네.”

(일동 웃음)


제가 20년 전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은, 당시의 저라는 인간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싶어서 입니다. 참 제가 젊었을 때만 하더라도 진짜 강했습니다. 너무 강했죠.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을 부하직원으로 데리고 있는 사람들, 과장님들은 오죽하셨겠습니까?


()과 강()이 부딪히면 항상 불꽃이 튕기고 어느 한 쪽이 깨어져도 깨어질 것이고, 해서 분명히 제가 중간에 튀어나왔을 거예요. 그런데 두 분 다 성품이 참 유()하셔서 제가 바늘이라면 그걸 감싸는 솜 같은 분들이셨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모나는 성격임에도 그걸 다 참아 주시고 아무리 화가 나도 제 앞에서 대놓고 화낸 적이 없어요.


그래 저는 두 분은 화 안나는 분인 줄 알았는데, 사과만 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한 번은 정덕환 선생님이 10년 전 이야기를 꺼내면서

, 한상석이, 그 때 내 썽 많이 났데이!” 하는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일동 웃음)


~~ 참 그동안 윗분들한테 내가 사랑을 많이 받았구나, 그리고 많이 참으셨구나, 한 쪽 눈 많이 감으셨구나, 그 덕분에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서있는 거구나 하는 걸 깨닫습니다.


새가 날고 싶어도 날개가 없으면 못 날죠?


제가 백병원 들어온 후 한 쪽 날개는 이사장님이, 또 한 쪽 날개는 과장님들이 달아 주셔서 지금껏 훨훨 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 이 분들 뿐이겠습니까?


바로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이 다 도와주셨기에 오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장애인이다 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알게 모르게 도왔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도움을 받고도 그게 도움인 줄도 모르고 넘어간 적도 많았을 겁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그동안 섭섭한 분이 계셨다면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하트 문양이 가득한 넥타이를 매고 왔습니다.(일동 웃음)


이것으로, 오늘부로 제 인생 제1막이 끝납니다내일부터 제2막이 시작됩니다.

 

2018-11-20

Will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