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이(027-5) 정년 퇴임식 제5막, 의사의 일생
축사가 끝난 후
우리 과 주임교수인 최석진 교수의 나에 대한 약력 및 업적소개가 있었다.
그는 레지던트 1년차 때부터 나에게 배웠고 수련 후 곧바로 교수로 남았으니 그가 이 병원에서 나와 함께 한 세월 역시 근 30년이 다 되간다.
그러니 나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그만큼 적합한 인물도 없다.
그가 준비한 PPT재목은 아래와 같았다.
(01)
그는 나의 생년월일, 출생지, 출신학교에 대한 간략한 설명 후
대학 시절 기타 울러매고 돌아다니며 했던 음악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하였고
(02)
레지던트 수련을 마치며 취득한 세 개의 전문의 자격 및 면허증에 대해 말할 땐 마치 자신이 따기라도 한 듯 자랑스레 소개하였다.
(03)
그런 후 첫 직장으로 백병원에 취업해 지금까지 35 년간 의과대학 교수로서 남긴 학문적 업적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먼저 주니어 시절, 한참 의욕에 불타서,
초음파 진단이 안고 있던 여러가지 난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당시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위장관(胃腸管) 영역의 초음파 진단까지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하면서 개발했던 방법들과 그 성취에 대해 내가 미처 찾지 못 했던 나의 그 옛날 논문 자료들까지 다~~ 찾아내어 보여주었다.
(04-06)
그리고 1980년대 초,
대한민국 의학발달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중요한 중재적仲裁的 초음파학(Interventional Ultrasonography)*의 여명기에 기여한 본인의 업적을 국내 최초 및 세계 최초 등의 용어를 써가며 나열하였다.
(07-09)
*중재적仲裁的 초음파학(Interventional Ultrasonography)
환자의 배를 열지 않고 몸 밖에서 초음파를 보면서 가는 바늘, 관, 전극 등을 찔러 넣어 간이나 다른 장기에 생긴 종양에 대한 조직검사를 하거나, 간암, 간농양, 뱃속출혈 등을 치료하는 학문
그런 연후 칼라 도플러 초음파와 초음파 조영제 검사법이 등장했을 때 내가 어떻게 선도(先導)해 왔는지를 설명하고
(10-12)
토끼를 이용한 신(腎)도플러 초음파 실험연구 방법의 개발에 이르러서는 그 당시 자신도 함께 거들었던 사실을 애교스럽게 말했다.
(13)
또한 2014년에 나온 대한초음파의학회의 ‘복부초음파 검사 표준화 작업 실행 가이드 라인’과 관련하여서는 그 시점으로부터 24년 전인 1990년, 내가 이미 서울대병원 초청특강에서 그 중요성에 대해 설파(說破)하고 표준영상을 제시한 사실을 강조하였다.
(14)
마지막으로 최근 5년 간,
신라대학교 컴퓨터 공학부 김광백 교수(그는 부산의 버스전용차선 운용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이기도 하다)와 함께 연구해 온 각 장기 별 초음파 영상 자동추출 분리 기술개발에 관한 연구 업적을 소개하였다.
(15)
하지만 이것으로 마지막이 아니었다.
그는 그동안 내가 해온 국내외 초청강연 연자로서의 경력과(국내 56회, 국제 9회)
(16)
2012년 후학기, 의예과 1학년을 대상으로 개설한 인문학 강좌에 대해 소개한 후
(17)
바로 전 달 있었던 인문학 저서 출간에 관한 소개로 한 사람의 의사가 탄생하기까지 그리고 그 후 의사로서의 업적에 대한 브리핑이란 대장정의 끝을 맺었다.
(18)
나의 의사로서의 인생 족적이 다른 사람에 의해 리뷰되고 있는 모습을
객석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앉아 제 3자가 되어 바라보고 있으려니
감회가 벅차 올라왔다.
나중에 하늘나라에 올라가도 자신의 일생이 저렇게 상영되겠지?!
천사가 하는 나의 일대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나님과 나란히 앉아 보게되겠지!
나는 지금껏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을까?
나는 지금껏 하나님 앞에서, 사람 앞에서, 얼마나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을까?
옷깃을 다시 한 번 여미게 만든다.
2018-10-07
will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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