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사이(028) 간사한 인간의 마음

白鏡 2018. 10. 20. 17:44

사사이(028) 간사한 인간의 마음

처음 책을 출간한 후 매일 눈뜨면 들락거리는 곳이 하나 있었다.

그 곳은 다름아닌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같은 인터넷 서점의

판매지수(Sales Point) 난과 교보문고의 오프라인 서점 재고현황 난이다.


영광도서는 아쉽게도 판매지수도 안 나오고 재고현황도 표시되지 않아

한 번씩 내 책 표지가 어디메쯤 뜨는가 들여다보는 정도였고.

 

내 책이 인터넷서점들에 선을 보인 날이 815.

그 다음 날부터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올라가던 판매지수가

9월 후반부터 흐느적거리기 시작하더니 하향곡선을 그리는 데 스트레스 받아

얼마 전부터는 마~ 잊고 살기로 했다.

 

화살은 이미 내 손을 떠났는데,

내가 신경 쓴다고 올라갈 것도 아니고 안 쓴다고 내려갈 것도 아닌데,

결과는 하나님 손바닥 위에 있는데,

뭐 한다고 매일매일 요놈의 숫자놀음에 희비가 엇갈릴 필요가 있겠는가?!

 

며칠 잘 넘어갔다.

그런데 일주일도 못 채우고 닷새 만인 오늘, 또 들어가 보았다.

오른 곳도 있고, 내린 곳도 있고, 그대로인 곳도 있다.

한 마디로 별 볼일 없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영광도서에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홈피 첫 패이지 [화제의 책] 난에 내 책이 뜨는 것 아닌가!

 

"야~~~이거 뭐야????"


그러자 욕심이 생겼다.

내친 김에 베스트셀러를 넘다 봐?

 

베스트셀러 난을 누르고 인문사회과학 편을 클릭했다.

 

그랬더니

2 페이지 마지막, 20위에 랭크되어있다.



내 책이 두 달 만에 인문사회 분야 베스트 20위란다.


위에서 풀죽어 있다가 이 것 보니 기가 확 살아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

'역시 사람은 참으로 간사한 동물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느꼈느냐가 중요하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베스트셀러 작가란 타이틀에 더 욕심이 있으니 말이다.


201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