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석의 얼굴특강

사얼메(030) 제2장 눈이 둘인 이유 2 - 바로 보라(12) 사람에 대한 판단, 어떻게 할 것인가

白鏡 2018. 2. 25. 08:08

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1 사람 얼굴, 모양으로 만들었나?

2 눈이 둘인 이유

1. 많이 보고 많이 배우라

2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라

A. 외모(外貌)판단의 당위성

B. 외모판단의 근거(Basis)

C. 외모가 주는 정보

D. 얼굴의 중요성

E. 외모판단의 한계성

F. 사람에 대한 판단,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껏 우리는 외모판단의 당위성과 근거,

외모가 주는 정보 및 그 판단의 한계성에 대해 두루 살펴보았다.

 

지난날을 되돌아 보면

20대에서 40대까지는 참으로 쉽게 판단했던 것 같다.

얄팍한 관상에 대한 지식과 육감으로 외모를 보고 사람을 판단하고 분류했다.

 

이제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이르러

그 동안 사회생활 하면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겪어보고,

35년 간 키운 제자들 변해가는 모습 보다 보니

내 사람 보는 눈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만 하다.

 

1980년대 초 전문의 따고 막 대학에 부임하여 한 10년 간은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나의 진단은 항상 간단 명료 명쾌하였다.

감별 진단도 잘 붙이지 않았다.

그런데 잘 맞았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진단명 앞에

probably, suspicious, suspected같은 단어를 자주 쓰면서

감별해야 될 진단명까지 몇 개 우루루 붙여놓은 걸 보면 화가 났다.

 

'아니, 임상의사들이 임상소견만으론 잘 몰라서

보다 정확히 진단 하자고 초음파, CT 찍었는데

이렇게 도망가는 판독을 해 놓으면 그 사람들 환자 우째 보란 말이고?!!'

 

그래서 타과 선생들이

내 판독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다 내 판독문이 뜨면

그 것보고 치료방향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그래서 자신감은 점점 늘어갔다.

한지만 이런 case 저런 case, 처음 겪는 case, 듣도보도 못한 case등을 경험 하면서

틀리는 진단이 하나 둘 늘어가자

세월이 갈수록 경험이 쌓여갈수록 나의 판독문은 신중해져 갔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 사람 보는 눈이 이와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인생의 경험이 일천 할 때는

요행히 10명 중 7-8명이 맞아 내 눈이 참으로 정확하다 생각했는데

그 대상이 점점 늘어날수록 틀리는 경우가 늘어갔다.

 

전공의 수련기간 동안

'저 친구 참 괜찮은 친구야!' 하면서 남다른 애정을 주었던 제자는

수련 과정을 마치고 나가서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을 때

십 중 칠 팔은 나를 실망시켰고

 

'저 친군 왜 저래!' 하며 탐탁지 않게 대했던 제자 중 두 셋은

당시 홀대했던 나 스스로를 부끄럽고 미안하게 만들었다.

 

또한 철떡 같이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아니,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하는 기막힌 일들도 당하다 보니

갈수록 내 사람 보는 눈에 회의가 왔다.

 

이제 지난날 되돌아 보며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제 깨닫는다.

 

사람의 외모는 많은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 상()에는 적지 않은 허상(虛像)이 섞여있다.

 

우리의 눈은 그렇게 믿을 만한 게 못 된다.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일이 뇌가 각색을 해서 받아들인다..

 

사람을 바라보면서

내 딴엔 객관적이고 정확한 눈으로 보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내 타고난 기질(氣質), 내 기호(嗜好), 내 가치기준(價値基準)의 잣대 안에

들어오느냐 아니냐에 따라 바라본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호() 불호(不好)를 다른 사람의 정() ()로 착각한 것이다.

 

이제 사람을 바라볼 때 두 눈으로 바로 보자.

어떻게?. 

 

그럴듯한 외모에 현혹되지 말고

못나 보이는 외모에 편견 갖지 말고

말과 행실 두루 살펴 사람 중심 밝히 보자.


* Epilogue

관상에 대하여

앞서 소개한 조선의 관상가는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었다.               

 

족상(足相) 보다 수상(手相)이 낫고

수상(手相) 보다 관상(觀相)이 낫고

관상(觀相) 보다 심상(心相)이 낫다

 

관상에 대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고자 한다.                                    

 

관상(觀相)보다 언행(言行)이 낫고

언행(言行)보다 세월(歲月)이 낫고

세월(歲月)보다 이별(離別)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