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제1장 사람 얼굴, 왜 이 모양으로 만들었나?
제2장 눈이 둘인 이유
1. 많이 보고 많이 배우라
2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라
3. 때로는 한 쪽 눈을 감아라
때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한 성주(城主)가 전투에 나가 대승(大勝)을 거두고 성에 돌아와
전투에 임한 장수들에게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다.
무희(舞姬)들이 나와서 춤을 추고 분위기는 무르익고
다들 거나하게 취해서 즐겁게 노는데
갑자기 광풍(狂風)이 불어 와 촛불이 다 꺼지는 바람에
사방은 칠흑 같이 어두워졌다.
그 때 성주의 옆에 앉아 있던 그의 애첩(愛妾)이 비명을 지르면서
성주에게 큰 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금 어느 못된 자가 제 몸을 만졌습니다.
마침 제가 그 자의 투구에 달린 술을 꺾어 가지고 있사오니
빨리 불을 밝히게 하여 투구에 술이 없는 자를 잡아 엄히 다스리소서.’
그러자 성주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자~~ 이제 다들 많이 취한 것 같으니 그만 돌아들 가거라.’
하면서 부하 장수들이 다 나갈 때까지 불을 밝히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몇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는데 상대의 거센 공격에
한 순간 성주를 둘러싼 호위대의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틈이 생겼다.
그러자 적군의 창 서너 개가 동시에 성주를 향해 찔러왔다.
성주는 미처 피할 틈도 없었다.
그 때 한 장수가 쏜살같이 몸을 날려 자신의 몸으로 그 창을 다 받아내고
그 사이 흩어졌던 호위대가 성주를 둘러싸고 방어했다.
성주는 자기 대신 온몸으로 창을 맞고
고슴도치 같은 모습으로 죽어가는 부하를 부둥켜 안고 울면서 말했다.
‘네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가 있더란 말이냐! 차라리 내가 맞을 것을!!’
그러자 그 장수는 고통스런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닙니다 주군! 지금 저는 이렇게 죽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실은 몇 년 전 연회 석상에서 제가 술에 취해 저도 모르게 그만
마님의 몸에 손을 대었습니다.
그 때 불을 켰으면 저는 수치 속에 죽어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군께서는 불을 켜지 않았습니다.
그 때 결심했습니다. 언젠가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그런데 오늘 이렇게 주군을 구하고 주군 대신 죽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지요!’
.
.
.
.
.
.
그래서 하나님은 사람에게 눈을 두 개 준 모양이다.
때로는 한 쪽 눈을 감으라고.
평소에는 두 눈으로 많이 보고 많이 배우고
두 눈으로 바로 보고 살아야 하지만
항상 두 눈 똑바로 뜨고만 있으면 너도 나도 피곤해진다.
그래서 때로는 한 쪽 눈 지그시 감아야 하는 것이다.
진실이나 사실은 다 까발리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알아도 모른 척,
때로는 알고 싶어도 모른채 넘어가 주는 것이 덕이 될 때가 있다.
무엇에나 다 그리하라는 말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습관적으로 나쁜 짓을 하는 자는 가차 없이 처벌하고
자신이 무얼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는 어리석은 자는 지적하고 가르치고 훈계해야 한다.
하지만 고의성 없는 실수에 대해서는 때때로 한 쪽 눈 감아주자.
인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불완전한 존재라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 때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한다면
과연 어떤 사회가 될까?
그 때 그 성주가 ‘감히 어떤 놈이!’ 하면서
불을 밝히고 범인을 색출하여 일벌백계의 의미로 죽였더라면
그 후 군신(君臣) 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두 눈을 항상 부릅뜬 사회는 맑고 투명하고 엄정(嚴正)한 사회는 될지언정
따뜻한 정이 넘치는 온기 있는 사회는 결코 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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