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석의 얼굴특강

사얼메(028) 제2장 눈이 둘인 이유 2 - 바로 보라(10) 외모의 한계성(6) 통계학적 뒷받침의 결여

白鏡 2018. 2. 16. 08:07

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1 사람 얼굴, 모양으로 만들었나?

2 눈이 둘인 이유

1. 많이 보고 많이 배우라

2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라

A. 외모(外貌)판단의 당위성

B. 외모판단의 근거(Basis)

C. 외모가 주는 정보

D. 얼굴의 중요성

E. 외모판단의 한계성(1)

1) 외모는 꾸밀 수도 고칠 수도 있다

2) 사람은 연기를 할 수 있다

3) 배경이 사람을 달라 보이게 만든다

F. 외모판단의 한계성(2)

4) 관상학과 영상의학

5) 관상학의 모호성

1. 관상학의 시작

2. 소견과 상징(symbol, 의미)의 중복성

3. 통계학적 뒷받침의 결여

 

영상의학자가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간에 2 cm 미만의 조그만 혹을 하나 발견하였다 하면

그 때부터 그는 신경이 아주 예민해 진다.

 

간암(肝癌, Hepatoma)은 초기에 발견하여 빨리 치료하면

비록 악성(惡性) 중에 악성인 간암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완치시킬 수 있다.


하지만 양성종양(良性腫瘍)으로 오판하고 그냥 넘기면

얼마 안 가서 손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간혈관종(肝血管腫, Hemangioma)은 간에 가장 흔한 양성종양으로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병일뿐인데 이를 간암으로 오진하면


간조직검사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쓸데없는 검사로 환자를 괴롭힐 뿐 아니라

확진이 날 때까지 멀쩡한 사람 지옥을 경험하게 만들고 한 집안을 초상집으로 만든다.

 

()과 사()를 가르는 이 두 질환의 초기상태의 감별은

오로지 영상의학자만이 할 수 있고 그는 그 혹의 생긴 모양을 보고 감별한다.

 

그 모양의 감별점이 한 두 개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

 

크기는 어떠한지,

경계선은 명확한지 흐릿한지, 매끈한지 거칠거칠한지,


종양내부의 에코음영은 균일한지 지저분한 지, 흰지 검은지,


종양 내에 구멍이 뚫렸는지 아닌지, 구멍이 있다면 중앙에 있는지 주변부에 있는지,

그 모양은 어떻게 생겼는지,


종양의 양쪽 경계를 따라 검은 그림자가 내려오는지,


종양의 뒤쪽으로 하얗게 음향증강이 일어나는지,


종양 내에 석회화(石灰化) 음영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간에 간염이나 간경화가 동반되었는지 아닌지.

 

조그만 혹 하나 감별하는데 열 개도 넘는 differential point(감별점)

하나하나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관찰점이 아무리 많아도 간암은 암의 findings(소견들)만 보이고

혈관종은 양성 소견만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크기가 작을수록 초기 암 일수록

양쪽이 겹치는 소견이 많아지니 이를 어찌할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자들은 여러 가지 통계기법을 동원한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것 한 가지만 소개하면


중요한 소견의

민감도(sensitivity), 특이도(specificity),

양성예측가(positive predictive value),

음성예측가(negative predictive value),

그리고 정확도(accuracy)를 구하는 일이다.

 

이들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관상학과 연관 지어 설명해 보자.


어떤 관상가가

얼굴 부위 중 부()와 관련하여 가장 의미 있는 부위가 코라는 사실을 알고

부자(富者)와 빈자(貧者) 각각 100명씩 골라 그들의 코 관상을 본 결과


부자 100명 중 코 잘생긴 사람(코+)이 80명이고 못생긴 사람(코-)이 20

빈자 100명 중 코 못생긴 사람이 60명이고 잘생긴 사람이 40명 나왔다면


위에 언급한 각 각의 통계치는 아래 표와 같고

 

부자

(100)

빈자

(100)

 

(+)

80(a)

40(c)

양성 예측가

PPV = a/(a+c) = 0.667

(-)

20(b)

60(d)

음성 예측가

NPV = d/(b+d) = 0.750

 

민감도

Sensitivity

= a/(a+b)=0.800

특이도

Specificity

= d/(c+d)=0.600

정확도

Accuracy

= (a+d)/(a+b+c+d)=0.700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 민감도: 부자 중 몇 %에서 코가 잘 생겼는가? -> 80%..

* 특이도: 빈자 중 몇 %에서 코가 못 생겼는가? -> 60%.

* 양성예측가: 코 잘생긴 사람을 보고 '너 부자네' 했을 때 맞을 확률. -> 66.7%

* 음성예측가: 코 못생긴 사람을 보고 '너 빈자네' 했을 때 맞을 확률. -> 75.0%

* 정확도: 코를 부와 연관시켜 관상을 보았을 때 맞을 확률. -> 70%

 

이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부자 중에는 코 잘 생긴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80%)

그렇다고 해서 코 잘 생겼다고 부자 될 거라고 점 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맞을 확률 66.7%)


오히려 코 못 생간 사람에게 '돈하고는 좀 거리가 있겠는데요' 하는 것이

맞을 확률이 더 높다(75%).


그리고 코 하나 보고 부와 관련하여 점을 치면 10명 중 3명은 틀린다는 말이다.


관상학의 최대 약점은 바로 이런 통계학적 뒷받침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몇 권 안 되는 옛 사람들의 관상학 책으로 얻은 지식에

자신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해 남의 운명을 점친다.


그러면서도

당신은 평생 돈하고는 인연이 없어

당신은 남편 복 없어, 마누라 복 없어하면서

너무나 자신 있게 너무나 단정적으로 말한다.

 

자신이 하는 말이 얼마나 맞을지에 대해선 아무런 검증도 없이

오로지 맞을 것이라는 자기최면에 취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