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4 아침
오늘은 부산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먼길 떠난다고
형수님이 아침부터 삼계탕을
푹 고아놓으셨다.
얼마나 먹음직 스러운지.
젓갈이 네 종류인데 다 독특하고 맛있다.
처음먹어보는 오이고추는
대왕고추라 할 만큼 큰데
원래 키 큰넘 치고 안 싱거운 넘 없다던 아버지 말씀과는 달리
아삭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맛이 있다.
지난 이틀간 생각해보니
참으로 왕같은 대접을 받고간다.
이제 작별의 시간
차 트렁크에는
수수 네자루(한자루16개들이)에 각종 야채에
난생 처음 보는 야구방망이 같이 생긴 노란 노각에
1800 cc 짜리 내 차 트렁크가 가득하다.
또다시 눈시울을 적실까
얼굴 보는둥 마는둥 후딱 인사하고
시동걸고 모질게 출발하면서
'두분 오래도록 건강하시라요'
라고 속으로만 삭였다.
오는 길에 황둔 근처 길가에서 아내가 옥수수 세 자루를 더 사서는
흐뭇한 표정으로
주변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 계수하느라 혼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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