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사사이(053)- 그 놈 목소리

白鏡 2016. 12. 27. 02:18

사람 사는 이야기(053)- 그 놈 목소리


위반 차량: (부산370000)


: 2016-02-11 목요일 오전 9 10

장소: 김해공항에서 만덕 사이

 

나는 아내와 함께 2 11일 아침 8시반

방콕 발 KAL기 편으로 김해공항에 내렸다.

짐을 찾아 택시승강장에 가니

기사들이 담배를 피고 있어

그런 차들은 타고 싶지 않았으나

순서대로 타라는 바람에

아내와 함께 한 차에 올랐다.

 

차에 타니 퀴퀴한 담배 냄새가 역겨워

창문을 열고 싶었으나

더운 나라에서 오는 바람에 옷이 얇아

창문을 못 열고 참았다.

 

10여 분 가다가

만덕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이 가까워져

구포다리 넘어서 가자고 말했다.

 

내가 공항에서 나올 때

항상 그 길을 택하는 이유는

 

1) 고속고속도로 쪽으로 가면 거리가 멀어

요금이 훨씬 많이 나오고

2) 기사들이 마음대로 과속을 해 불안하고

3) 구포다리 쪽 길에

신호대가 몇 개 있다 해도

출퇴근 시간대만 아니면

차가 막히지 않으므로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 기사가 불쾌한 듯이

‘그리로 가면 늦어요!’ 하길래

 

‘아~~ 이 쪽이 오히려 빨라요” 했더니

얼굴을 붉히며

‘신호대가 많잖아요?!’ 한다.

 

이제 내가 불쾌해서 도저히 못 참겠다.

‘아니, 손님이 가자는 대로 가면 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랬더니

 

‘에이~~~씨’ 하더니

갑자기 좌우 앞 유리창을 확 다 내린다.

그러자

차 안으로 찬바람이 휘몰아쳐 들어와

간담이 서늘하다.

 

‘지금 뭐 하는 거요? 당장 창문 닫으쇼.

그러자 백미러로 지긋이 째려본 후

마지못해 창문을 도로 올린다.

 

그러고 약 5 분 후

전화벨 소리가 울리고 기사가 받으니

브루투스로 연결된 스피커폰으로

상대방 대화가 차 안에 울려 퍼지고

그 때부터 둘 사이의 대화를

듣지 안을래야 안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 그 기사,

문장 하나마다

'~~' 시바' 시발' '좆도' 중의

하나는 수식어처럼 들어가고

 

내용은 단거리 손님 비하하는 말이 대부분이라

아내와 같이 듣고 있기가 너무나 민망했다.

 

그래서 나는 이쪽 기사가 손님 보기 미안해서라도

전화를 서둘러 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왠걸!

그는 오히려 우리 들으라는 듯이

통화 내용 자체를 느긋이 즐기고 있었다.

 

나는 참다 못해 폰으로 녹음을 하였고

녹음된 것은 그들 통화의 마지막 일부이다.

 

욕은 앞에서 할 만큼 했는지
이 부분에서는 욕설은 별로 없지만

 

시작은 역시 ‘시바’로 시작한다

그리고 아래 내용은

녹취 내용을 일부 옮긴 것이다.

 

(건 놈 목소리)

'내 들어가이 차 없더라꼬.

해운대 갑니다 할 걸 잘 못했어.

 

'공항 올 때 만 삼천원,

김해글마 만 사천원'

 

(받는 놈 목소리)

'흐흐흐'

 

'할매복국 만 삼천원

또 그 어데고 .. 녹산 가는데

만 사천원'

 

'그것도 돈 되네…'

 

'육만 오천원 해 놨네'

 

'마이 했네..

바리 더 해 바라''

 

'안 한다 시바

니가 해운대나 함 잡아주면 몰라'

 

'잡아 주께 온나'

 

' 아이고 지랄, 마아~됐다.

니 어딘데?'

 

'? 흐흐 만덕간다 흐흐'

 

'에이 지랄, 때리 치아라 시바'

 

'흐흐흐'

 

자신의 차를 이용해 준 손님을

‘그 놈’ 내지는 ‘그 자식’이라는 뜻의

부산 말 ‘글마’ 라 지칭하며

 

내가 탄 차를 모는 ‘만덕’ 가고 있다 하니

‘마~~ 때려 치아라’는 말로

 

듣고 있는 우리를

참으로 민망하게 만든다.

 

그런데 더 악질적인 것은

이런 말까지 우리 들으란 듯이 틀어놓고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실실 웃어가며

즐기면서

 

손님이 무슨 짐짝이나 되는 양

 

'한 바리 더 해라'

고 맞장구 치는 이 쪽 기사였다.

 

나는

이런 인간말종 같은 자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참으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손님을 위해 택시가 있는 건지?

택시기사를 위해 손님이 인질 노릇 하는 건지?

 

가까운 거리에 가는 손님은

이런 기사들의 욕지거리 대상의

죄인이 되어야 하는지?

 

공항에서 만덕까지면 짧은 거리도 아닌데….

 

지네들이 돈을 안 받는 것도 아니고,

손님 돈으로 먹고 사는 주제에...

 

그리고

만 삼 사천 원이

지네들에겐 작은 돈인지 모르지만

타는 입장에선 작은 돈이 아니다.

 

이 글을 쓰면서 또 다시 열이 쳐 받는다.

 

드디어 아파트에 차가 도착했다.

 

나는 60대 중반의 지체장애인이고

아내도 가냘픈 사람이다.

 

두 사람 짐이 든 큰 여행용 백을

아내가 밀고 갈 수는 있으나

자동차 트렁크에 있는 것을

혼자서 들어 올려서 내리지는 못한다.

 

우리가 탈 때는 우리가 말 안 해도

기사가 백을 들어서 트렁크에 넣어주더니

이 번에는 차 안에 꼼짝도 않고 앉아있다.

 

나는 지팡이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둘이서 끙끙대며 무거운 가방을 들어 내렸다.

 

이 작자,

카드결제 했는데 영수증도 안 준 게 생각나

창문을 두들겨 영수증 달라했더니

벌래 씹은 얼굴로 끊어준다.

 

가방을 아내가 끄는 사이

나는 택시 뒷꽁무니 넘버를 폰으로 찍었다.

 

한국인인 나한테 이럴 정도면

외국인에게야 오죽 하겠는가?

 

이런 야말로(이 한자는 '' ''로 읽는다)

내국인에겐 우리 부산의 얼굴에 먹칠하고

외국인에겐 우리나라의 얼굴에 똥칠 할 인간이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주기 바란다는 멘트와 함께

녹음파일을 첨부하여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찰청에 고발하였다.

 

그 결과

2016-02-24 부산시 교통관리계과에서

다음과 같은 답신이 왔다.

 

내가 세상 살면서

제일 하기 싫어하는 일 중의 하나가

‘한국에서 택시타기’이다.

택시 타고 기분 좋았던 기억보단

참으로 불쾌했던 기억이

적어도 열 배 이상이다.

 

작년,

불의의 사고로 자동차를 폐차시키고

주문한 신차가 나오기까지

한 달 동안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택시기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내세우며

그들이 행하는 그 위험천만한

과속, 난폭운전, 신호위반, 차선위반,

끼어들기 등 교통법규위반과,

승차거부, 불친절 등을 합리화하고

 

그것도 모자라

손님들이 빨리 가자 하니까

그런다고 손님 탓까지 한다.


저희들만 힘들게 일하나?

 

야이 썅!

'대한민국에 살면서

어느 직업치고

무리해가며,

더러워도 참아가며,

힘들게 일 안 하는 직업이 어데 있노?

 

참말로 배부른 소리하고 자빠졌네.

 

이런 자들에게 꼭 맞는 노래가

하나 있어 선물로 보낸다.

 

제목은

‘조까라아마이신’

부른 이

 ‘리쌍’ 

 



들의

음성 녹음 파일을

몇 번이나 올렸다 지웠다 하다가

그들의 인격을 생각해서 참는다.

고마븐 줄이나 알아라.

2016-12-26


* Epilogue

지난 3뤟 31일 서울 강의 갔다가 부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위의 사례만큼은 아니지만 그 유사한 일을 껶어 이 일이 다시 생각난 데다

글의 성격상 이 카테고리에 더 어울릴 것 같아 옮겨 싣는다.


201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