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제1장 사람 얼굴, 왜 이 모양으로 만들었나?
제2장 눈이 둘인 이유
제3장 귀가 둘인 이유
1. 두 귀로 귀담아 들어라
2.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라
[어느 노인의 죽음]
[아내의 잔소리와 남편]
최근 복지재단 '사랑의전화' 사회조사연구실에서
결혼한 남자들이 아내에 대해 가지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인터넷으로 설문 조사하였는데
그 첫 번째 문항이
‘당신은 어느 때 아내 곁은 떠나고 싶습니까?’ 였다.
그 결과
‘잔소리할 때’
라고 응답한 비율이 45%로 가장 많았다 한다.
이를 보면 어느 집안에서나 아내의 잔소리는 부부생활에 있어서
최대의 걸림돌이 되는 모양이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아내들이여, 남편에게 보약을 먹일 생각을 하지 말고
잔소리를 끊겠다는 생각부터 하라.
그 순간부터 온 집안에 사랑과 활기가 넘칠 것이다. 올레!”
그랬더니 정치인 심상정씨가
“남편들이여! 아내 말씀 받들어 인생에 손해 볼 일 없도다.
잔소리를 보약으로 생각하시라.”
라고 답글을 달았단다.
둘 다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약재를 섞느냐에 따라
그 약이 보약이 될 수도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아내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남편들은
보약이든 독약이든
마누라 잔소리'란 이름의 탕제(湯劑)는 마시기 싫어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다같이 잔소리란 이름이 붙은 탕약인데
어떤 것은 보약이 되고 어떤 것은 독약이 되는 걸까?
그 감별에 있어서 가장 간단하고 정확한 방법은
약효를 두고 보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그 약이 얼마나 마시기 싫었으면 늙고 병든 몸으로
잡을 뛰쳐나가 객사(客死)를 선택했을까?
그것만 보아도 그 동안 그가 마신 탕(湯)은 독약이었음에 틀림없다.
필자도 지금까지 그 쓰디 쓴 '잔소리' 탕을 40년간 마시며 살아왔다.
그런데도 이 나이에 성인병 하나 없이 건강유지 하고
평일날 아침저녁 최고의 밥상 받고 사는 것 보면
아무래도 그 탕은 보약에 가까웠나 보다.
그러면 그 탕 안에 들어가는 재료로서의 잔소리 중
어떤 소리는 약초(藥草)가 되고 어떤 소리는 독초(毒草)가 될까?
남편의 건강문제, 사회생활, 인간관계 등이 걱정이 되어 하는 잔소리는
약초에 가깝고
자신에게 끼치는 불편함 내지는 피해에 관한 잔소리는 좀 아리까리하고
제 성질을 못 참아 내뱉는 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나치게 개입하는 말,
시집 식구를 비하하는 말, 타고난/변할 수 없는 단점을 계속해서 지적하는 말,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 등등은 독초에 가깝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동안 나는 아리까리 국물에 약초:독초 비율이 8:2 정도 되는 탕약을 마셔온 것 같다.
그러니 아내들이여
자신이 만드는 탕약에 약초와 독초가 어느 정도 비율로 들어가는지
남편의 기력이나 저항력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하며 만들어 주라.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가 받아내지 못하면 안 주느니만 못한 법이니.
그러면 남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좋은 건 약초를 타든 독초를 타든 잘 견뎌내면서 저항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네 남편들은 소크라테스 형님을 큰 스승으로 모시고
열 받을 때마다 그의 사진을 보며 주문이라도 외워야 한다.
(사진 출처: http://wno1.tistory.com/58)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Xanthippe) 역시
세계삼대 악처(世界三大 惡妻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다.
이 사람에 비하면 톨스토이의 아내는 한 수 아래다.
사람들이 소크라테스에게
부인의 끊임없는 잔소리를 어떻게 견뎌 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물레방아 돌아가는 소리도 귀에
익으면 괴로울 것이 없지.”
그녀는 둘이 있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중 앞에서 심지어는 제자들 앞에서도 남편을 서슴없이 깔아 뭉갰다.
하루는 소크라테스가 집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의 아내가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강론을 계속하자
그녀는 큰소리로 욕을 해대며 그에게 구정물 세례를 퍼부었다.
(사진 출처
https://www.taringa.net/posts/humor/19867948/Humor-para-filosofos-taringueros---Parte-5.html
그러자 그는 태연스레 말했다.
"천둥이 친 다음에 소나기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참 대단한 내공(內攻)이다.
그가 이렇게 공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결심 덕분이다.
그는 결혼 한지 1주일 만에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살다간 내가 제명에 못 살지!
무언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일찍 죽겠구나.
이제부터 마누라가 무슨 말로 공격하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중무장해서 막아내리라!"
그 후 그는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아예 분노라는 감정이 자신의 마음속에 생기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런 일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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