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제1장 사람 얼굴, 왜 이 모양으로 만들었나?
제2장 눈이 둘인 이유
제3장 귀가 둘인 이유
1. 두 귀로 귀담아 들어라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장애인]
['귀담아 들어라'는 말의 의미]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도 대화를 할 줄 모르게 되었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대화란 무엇인지 그 본질부터 알아야 할 것 같아
대화란 단어의 사전(辭典)적 의미부터 알아보았다.
먼저 우리나라 사전(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나와있다.
* 대화(對話):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
참으로 간단 명료하다.
이 설명대로라면 '대화란 그저 말만 주고받으면 끝난다'
관연 그럴까?
도무지 성이 안차서 이번에는 영어사전을 찾아보았다,
* Conversation is interactive, spontaneous communication
between two or more people who are following rules of etiquette.
(대화란 에티켓의 룰을 따르는 2인 혹은 그 이상의 사람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소통을 말한다)
이제 무언가 말이 좀 통하는 느낌이다.
대화의 본질은 '소통'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일방적이 아닌 interactive, 즉 상호간의 소통이다.
그것도 아무렇게나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에티켓을 지켜가며 소통하는 것이란다.
위의 설명에서
'말'이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욕심을 내어
필자가 지식(智識)정보(情報)면에서 가장 신뢰하는 일본어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역시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일본답게 제일 detail하다.
* 会話(かいわ、英: conversation)とは、2人もしくはそれ以上の主体が,
主として言語の発声・手話・ジェスチャーなどによる意思表示によって共通の話題を
やりとりするコミュニケーションや、あるいは話をする行為全般(内容・様式など)
のこと。
(2인 또는 그 이상의 주체가 주로 언어의 발성, 수화, 제스처 등의 의사표시에 의해
공통의 화제를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혹은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전반(내용, 양식 등)
의 일)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소통이고 말은 소통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다.
또한 위의 두 사전에서 나오지 않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해서는 일방적인 관심사가 아니라
'공통의 화제'를 올려놓고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다.
정리를 하면
우리는 마주보고 이야기만 나누면 대화가 된단다.
영어권 사람들은
'서로간에(interactive) 소통(communication)'이 되어야 대화가 된단다.
일본 사람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공통의 관심사를 주고받아야 대화가 된단다.
이쯤 되면 우리네 문제가 무엇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답은 나왔다.
우리의 가장 큰 착각은 말만 하면 대화가 되는 줄 아는데 있다.
말을 많이 하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하고
대화 중 말을 적게 하면 무식하단 소라라도 들을 줄 착각한다.
그래서 말 많이 하기 경쟁이라도 하는 듯
남의 말은 안 듣고 제 말만 하려든다.
그래서 남 말하는 중간에 잘라먹고 들어오는 무례를 서슴지 않고
그것이 큰 실례라는 사실도 모른다.
심지어는 방송국 시사토론 프로에 토론자로 나온 자들까지
심지어는 토론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 의원이라는 자들까지
이런 일로 서로 얼굴 붉히고, 목청 높이고, 삿대질까지 해대는 추태를
너무나 자주 본다.
대화는 소통이다.
그것도 일방적 소통이 아니라 상호간의 소통이다.
상호간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주고 받고, やりとりする하고, give & take하며 소통한다.
어느 나라 말이나 먼저 주고 뒤에 받는다.
내가 먼저 주어야 받을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화에서 주는 것은 무엇이고 받는 것은 무엇일까?
무얼 먼저 준다는 것일까?
내가 상대방에게 나의 말을 먼저 던지는 것이 주는 것일까?
헛소리!
내가 남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진정 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상대가 내 말을 들어주는 것을 내가 받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하고 있다.
정 말을 많이 하고 싶으면 나처럼 강의하는 업(業)을 가져라.
그리하면 나 혼자서 일방적으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떠들어 대도
사람들은 돈 내가며 듣고 돈 내가며 박수친다.
하지만 대화는 그게 아니다.
대화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유식하고 말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뜻을 생각해 보자.
하는 일이라고는 듣는 것 하나 밖에 없는 귀를 두 개씩이나 준 이유가 무언지.
그리고 왜 뚜껑까지 만들어 주었는지.
인간의 몸에는 9개(남자) 내지 10개(여자)의 구멍이 나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7개가
이 좁은 평수의 얼굴에 모여 있다.
눈구멍 둘, 콧구멍 둘, 귓구멍 둘, 입구멍 하나.
게다가 이들 구멍 중 항상 숨을 쉬어야 하는 콧구멍 외에는
다들 뚜껑이 달려있다.
뚜껑을 왜 달아놓았을까?
구멍이랍시고 아무 때나 쓸데없이 열어놓지 말고
안 쓸 때는 닫으라고, 필요할 때는 닫으라고 달아놓은 것 아니겠나.
그런데 참 희한한 것이
눈 뚜껑, 입 뚜껑은 내 마음대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데
뚜껑 중 왕 뚜껑인 귀 뚜껑(귓바퀴)은 아무리 닫으려 해도 닫을 수가 없어요.
왜 그럴까?
이 뚜껑은 닫으라고 준 물건이 아니라 모으라고 준 물건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말소리를 귀 뚜껑에 잘 담아서 귓구멍에 잘 넣으라고 준 물건이다.
그래서 '귀담아 들으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하나면 충분할 귀를 두 개씩이나 주면서 집음기(集音機)까지 달아주실 때는
그만큼 남의 말을 잘 들으라는 하나님의 간곡한 당부가 담겨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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