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석의 얼굴특강

사얼메(040) 제3장 귀가 둘인 이유 2 - 한 쪽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라1

白鏡 2018. 3. 31. 12:33

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1장 사람 얼굴, 왜 이 모양으로 만들었나?

2장 눈이 둘인 이유

3장 귀가 둘인 이유

1. 귀로 귀담아 들어라

2.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라

[어느 노인의 죽음]

나이 80이 넘은 한 늙은이가

아내와의 심한 갈등과 잔소리에 견디다 못해

한 겨울, 모두가 잠든 한 밤중에, 아내 몰래 가출을 감행했다.

 

그는 남의 눈을 피하고자 험한 길을 통과해 셰키노 역에 도착했다.

그 후 기차로 인근의 은거 수도원에 들렀다가

다시 샤마르디노 수녀원을 들러 수녀인 여동생을 만나보고

아내에게 “자신을 따라오지 말라”는 편지를 써놓고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삼등칸 객차에 올랐다.

 

영지 내 대저택에 살면서

매일 가족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정도로 쇠약한 귀족 노인네에게

그 넓고 추운 러시아는 잔인한 땅이었다.

 

사흘 동안의 쉼 없는 도피 여행으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사람들로 북적대는 담배연기 자욱한 불결한 삼등칸은

그에게 폐렴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40도를 넘나드는 열과 오한으로 더 이상 기차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그는 시골의 한 간이역에서 내렸다..톨스토이 사망역 아스타포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다행히 그가 누구인지를 담박에 알아본 역장이

자신의 사옥(舍屋)으로 데리고 가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일주일 만에, 가출한 지 열흘 만에 영원히 눈을 감고 말았다.

한편 그의 아내 소피아(Sophia Andreyevna Tolstaya)

남편의 행방을 쫒아 특별열차 편까지 전세 내어 달려갔지만

그는 끝내 아내를 만나주지 않고 죽었다.

 

이렇게 하여 세계최고의 대문호(大文豪) 톨스토이(Leo Tolstoy)

1910 11 20일 향년(享年) 82세의 나이로 자신의 저택 대신

400 Km 이상 떨어진 이름 모를 조그만 시골 간이역에서

한을 안은 채 객사(客死)했다.

 

 

그리고 그는 고향의 숲 아스나야 뽈라나(Yasnaya Polyana)에 묻혔다

그의 유언대로 비석도, 묘비도, 어떤 장식도 없이


 

반면 그 동안 어느 누구도 잘 기억해 주지 않던 한 시골 간이역은

담박에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고

‘아스타포보(Аstapobo)’라는 그 역의 이름은 2018년의 나에게까지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