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석의 얼굴특강

사얼메(022) 제2장 눈이 둘인 이유 2 - 바로 보라(4) 얼굴의 중요성

白鏡 2018. 1. 10. 15:28

사람의 얼굴이 전하는 메시지

서문(序文)

1 사람 얼굴, 모양으로 만들었나?

2 눈이 둘인 이유

1. 많이 보고 많이 배우라

2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라.

A. 외모(外貌)판단의 당위성(Duty)

B. 외모판단의 근거(Basis)

C. 외모가 주는 정보(Information)

D. 얼굴의 중요성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의예과를 마치고 본과에 올라가면

제일 먼저 기다리고 있는 학문이 해부학이다.

 

해부학!

지금 생각해도 좀 치가 떨린다.

 

나는 원래 이치를 따지고 원리를 파고들고 추리해 가는 것에 타고난 재능이 있고

재미를 느끼는 사람인데

이노무 과목은 이치고 뭐고 무조건 모조리 달달 외워야 하는 학문이니

수준미달의 암기력을 가진 나와 궁합이 맞을 리가 없다.

 

맨 먼저 등장한 골학(骨學).

밤낮으로 강시처럼 주문 외우듯 염불 외우듯 온 몸의 뼈다귀 이름만 외우다 한 달가량 지나고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근학(筋學)으로 넘어오니

우선 외워야 할 이름 수가 대폭 줄어든다는 사실에 일말의 위로를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막상 들어가 보니 근육 이름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근육의 Origin & insertion site, 즉 근육이 시작하는 부위와 끝나는 부위의 뼈 이름까지 합하여 세 가지를 세트로 외워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러다가 얼굴에 들어와서 이제 좀 외울게 없겠구나 하고 한 숨 돌리려는데

이 조막대기만한 납닥한 얼굴에 무슨 놈의 근육이 그리도 많은지????


인체 외면의 표면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마치 넓은 평원같은 가슴과 배에도 근육의 종류는 겨우 5 개와 4 개다.


그런데 이 작은 얼굴에 외워야 할 근육 이름이 물경 20 개나 되니

내가 마~ 딱 돌아가시겠다.


하느님은 어찌하여 이 좁은 평 수 안에 그리도 많은 근육을 집어넣어야만 했을까?

그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표정' 때문이다.


인간은 좌우 대칭으로 스무 개 씩, 총 마흔 개나 되는 근육을 동원하여

별의별 표정을 다 짓는다.


, 동물의 경우 표정이 거의 없다.

아무리 슬퍼도 눈빛으로 말할 뿐 표정으로 나타낼 수 없고

아무리 화가 나도 이빨을 드러내는 정도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사람에 비해 얼굴근육 수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의 경우 얼굴근육(facial muscles)11개로서 양쪽을 합하여 22,

사람의 40 개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랄 뿐 아니라

이들은 대부분 눈 코 귀 입의 작동에 관여한다.


포유류의 경우 사람과 동물의 해부학적 구조는 매우 유사하다.

손발을 빼고 나면 거의 같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왜 얼굴의 근육은 이렇게나 차이 나게 만들었을까?


조물주의 심오한 의도를 내 어이 정확히 헤아릴 수 있으리요만

하나 분명한 사실은

이렇게 된 것이 인간에게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도살장으로 향하는 소나 돼지가

슬프디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꺼이꺼이 울면서 끌려간다면

그런 놈을 어찌 죽이며 어찌 먹을 수 있겠는가?

 

길을 가는데 마주 오던 개가 사람을 아래위로 쓰-윽 훑어보고는

얼굴에 야릇한 비웃음을 흘리며

속으로 아이고~ 나 보다 못한 넘!;’ 하며 지나간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꼴을 당하고 살아야 할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면 하나님이 특별히 사람에게만 주신 이 지극히 잘 발달된 표정근은

무슨 역할을 할까?


이들은 인간이 느끼는 온갖 희로애락(喜怒哀樂) 뿐 아니라

깊은 사유 끝에 오는 정신적 고통과 고뇌,

그리고 감추고 싶은 속내까지도 얼굴을 통해 드러나게 한다.


또한 나이든 사람의 얼굴에서는

지나온 세월의 풍상과 연륜과 인격이 묻어나게 한다.

그래서 링컨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사람이 나이 마흔을 넘기면 자신의 얼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결론적으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표정을 주신 목적은 

 

말이 없어도, 말을 할 수 없어도 서로 통하게 하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부분까지 전달케 할 뿐 아니라

숨기고 싶은 속내까지도 드러나게 함으로써

서로 거짓 없이 진솔 된 마음으로 마음껏 소통하라고 내려 준 축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