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무르(Amur)강 유역에서 발해 관련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지난 7월에서 8월에 걸쳐 아무르강 유역에 있는 발해시기의 고분군(트로이츠코예 유적)과 연해주 동해안에 소재한 초기철기~발해시대 유적(소콜로프카 유적) 등 2개의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발해 관련 유물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아무르강 유역의 '트로이츠코예' 고분군은 약 1천여 기의 고분이 밀집 분포한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분군으로, 무덤의 조성 시기가 발해(698~926년)시기인 8~10세기로 추정돼 일찍이 러시아 학계에서 발해와의 관련성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유적이다.
러시아과학원 시베리아 지부 고고학민족학연구소(소장 A.P. 테레뱐코)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발해 기층문화를 형성했던 고대 주민의 무덤구조와 축조방법, 매장풍습을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목곽 또는 목관을 불태우는 장법, 다인(多人) 2차 세골장법(洗骨葬法), 말뼈 부장 등의 매장풍습은 중국 및 연해주 지역의 발해고분에서도 보편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발해의 최북단 영역이 아무르강 유역에 미치고 있음을 밝혀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주변 지역의 지표조사를 통해 이 지역에 고구려의 전통을 잇는 발해의 석실분이 존재하며, 행정치소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의 성(城)들이 여럿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르 지역이 발해와 일정부분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해주는 것으로서, 발해 무왕과 선왕대에 흑수말갈의 영역을 포함해 주변으로 영토를 확장했다는 문헌 기록과 아무르주의 제야강 유역까지 발해의 영역으로 보는 북한 및 러시아 학계의 견해와 부합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발굴 및 지표조사 결과는 향후 발해 연구의 기초 자료로 널리 활용될 것임은 물론, 우리의 역사적 시각에서 발해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한편, 연해주 동해안에서는 러시아과학원 극동지부 역사학고고학민속학연구소(소장 V.L. 라린)와 공동으로 중세의 청동제 방울 및 옥제 장신구가 다량으로 출토돼 대규모 무덤유적으로 추정되는 '소콜로프카' 유적을 발굴조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름이 11~12m에 이르는 연해주에서 확인된 최대 규모의 원형 평면의 적석유구(積石遺構)가 주목된다.
30×30×70㎝ 정도의 큰 돌들을 지표면에 10여 개 원형으로 박은 후 그 내외부에 각이 진 돌을 쌓아 야트막한 봉분형태로 축조했으며, 연해주 초기철기시대 중 가장 빠른 문화인 '얀콥스키' 문화에 속하는 연해주 최대의 제사유구로 확인됐다.
'얀콥스키' 문화는 두만강 유역의 초도유적 등에서도 확인된 바 있어 향후 연해주와 두만강을 중심으로 하는 한반도 동해안 일대의 상호관련 연구에 기초자료가 될 것이며, 초기철기시대의 의례 등 고대문화의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CBS문화부 정재훈 기자 floy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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