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성경해석

고린도전서 8장 강해

白鏡 2006. 5. 8. 16:03
 

<고린도전서 8장 강해>

8:1 우상의 제물에 대하여는 우리가 다 지식이 있는 줄을 아나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


우상의 제물에 대하여는 - '...에 대하여')라는 표현은 7장의 결혼 문제와 마찬가지로고린도 교인들이 서신이나 구전을 통하여  우상  제물에 대한 문제를 바울에게 제기했음을 시사한다(Morris). 

  ㄱ) 배경

당시의 고대 도시들에서는 종교적 제의(祭衣)에 사용된 음식물들을 사제들이 처분하였으나 다 처분하지 못하고  남은 제물들은 시장에서 판매하였다. 제의에 사용되지 아니한 고기도 있었으므로 교인 들이 거리낌없이 시장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었는데 사실 제물과 순수한 음식을 구별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러나 본절에 언급된 음식은 제의에 올랐던 제물들로서 분명하게 논의될 수 있는 성격을 지녔다.

  ㄴ) 고린도 교회에서 우상의 제물이 문제가  되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의 서로 상반된 견해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 유대교로부터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은 우상 숭배로 인하여 오염된 음식을 먹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였으며

      2) 또 다른 무리들은 영지 주의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도살이나 우상 제물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Barrett).

  ㄷ) 바울의 의도

      바울은 이들 두 주장에 의하여 발생한 고린도 교회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먼저 그들의 지식이 편견이나 교만에 빠져 분쟁을 유발시키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을 지적하고 성숙한 인격과 사랑을 강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결국 그들의 문제는 사랑이 없는 지식 때문에 발생한 것들이었다(9-13).


8:2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The wisest and most knowledgeable Christian realises that his knowledge is limited, God is the only one who knows all (Ro 11:33-36)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 바울은 사랑과 지식을 비교하면서 먼저 지식의  불완전함을 증명한다.

 * 본절에서의 '지식'('그노시스)이 '하나님에 관하여 아는 것'을 시사 하지만,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계명을 지키는 것과  직결되기도 한다(요일 2:4). 즉 하나님을 안다는 것     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다는 것과 상통하는 것이다

(요일:2-3)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저를 아는 줄로 알 것이요

그러나 고린도의 지식있는 자들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그 지식을 당면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마땅한 지식' 곧 덕을 세워주는 사랑을 소유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8:3 또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시는바 되었느니라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하나님의 아시는 바 되었느니라 -

'사랑하면'(*에이 아가파)이라는 표현을 하나님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조건문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Barrett).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주도권을 가지고  그의 백성을 아신다는 사실이다(딤후 2:19).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인정하실 때에 그 백성의 삶에는 사랑이 나타날 것이며 또한 그 속에서 하나님은 증거될 것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학습의 과정을 통해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  속에서 구체적인 전인격적 반응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 안에 거하지 아니하는 모든 외형적인 아름다움은 그것이 고상한 지식이라 할지라도 무가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Calvin).


8:4 그러므로 우상의 제물 먹는 일에 대하여는 우리가 우상은 세상에 아무 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분 밖에 없는줄 아노라

 

 우상은 세상에 아무것도 아니며 - 바울은 여기서 앞절에 비하여 상당한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우상의 실체를 단호하게 규정하고 있다. 즉 우상이라고 하는 것은 인격적 실체가 아니므로 아무런 능력도 없는 것이며 실제적으로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바울은 10:20에서 '이방인의 제사하는 것은 귀신에게 하는것' 이라고 규정하여 우상의 배후(背後)에는 정신적인 것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바울이 본 절에서 우상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는 것은 우상 그 자체는 허상과 다를바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Morris).

따라서 바울은 여기서  (1)우상 숭배의 어리석음과 (2) 참된 신앙의 대상은 하나님 한 분이시라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사 41:24;렘 10:14).


8:5-6 비록 하늘에나 땅에나 신이라 칭하는 자가 있어 많은 신과 많은 주가 있으나 그러나 우리에게는 한 하나님아버지가 계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났고 우리도 그를 위하며 또한 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니 만물이 그로 말미암고 우리도 그로 말미암았느니라


* 이방신과 창조주로서의 하나님과의 비교

신이라 칭하는 자가 있어 많은 신과 많은 주가 있으나 - 바울은 계속해서  우상의 허구성에 대해 언급한다. 본절에서 '신이라 칭함을 받는 자'가 있음을 인정했는데 이 때의 '신'은 당시의 그리이스 신화에 나타나는 이방 신을 가리키며, 사람들이  신앙하는 대상을 일컫는다.


* 여기서의 '주'(*퀴리오스)는 당시의 여러 종교들이 신앙의 대상에 대하여 사용하던 일반적인 용어이다(Morris).  따라서  '많은 신'(*데오이 폴로이)과 '많은 주'(*퀴리오이  폴로이)사이에는 의미상의 차이가 없으며 많은 우상들이 이방인들의 경배의  대상이  된 것을 풍자적으로 비유한 것에 불과하다.

본 구절은 이러한 풍자(諷刺)를 통하여  당시 사람들이 섬기던 이방신들이 비실재적인 존재임을 지적하고 있다.

 

8:7 그러나 이 지식사람마다 가지지 못하여 어떤 이들은 지금까지 우상에 대한 습관이 있어 우상의 제물로 알고 먹는고로 그들의 양심이 약하여지고 더러워지느니라


이 지식은 사람마다 가지지 못하여 - 여기서 바울이 언급한 지식은 우상이나  거짓신들의 존재와 위치에 관해 인식(認識)할 수 있는 지식을 가리킨다. 이 지식은  1절에 따르면 우리가 다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른 사람들에게만 국한된다(Morris). 따라서 이러한 지식은 교회 내에서조차도 보편적인 지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배경

당시 이방  종교에서는  우상을 숭배하며 희생 제물을 드리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중에는 고기를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신 음식으로 생각지 않고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로만 인식하는 자들이 있었다.


 우상에 대한 습관이 있어 -

고린도 교인 중에 어떤 사람들은 우상이나 우상 제물이 마법적인 효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짓 신앙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 '습관'에 해당하는 헬라어 '쉬네데이아'(*)는 시내산 사본에 근거한 것이다. 어떤 사본에는 '쉬네이데세이'(*'양심')라고 되어 있고 흠정역(KJV)이 이를 따르고 있지만 문맥상  어울리지 않는다.


8:8-9 식물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 세우지 못하나니 우리가 먹지 아니하여도 부족함이 없고 먹어도 풍성함이 없으리라

그런즉 너희 자유함이 약한 자들에게 거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식물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 세우지 못하나니 - 본절은 식물(食物) 자체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신앙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우상에게 바쳐졌던 제물을 먹는 행위가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하는 영지주의적 고린도 교인들의 주장이 근거없는 것임을 드러내 준다(Hodge).


한편 '세우지'에 해당하는 헬라어 '파라스테세이'(*)는 '가까이 나아가다'

(행 27:24), '드리다'(롬 6:13)라고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Morris). 


거치는 것 - 이에 해당하는 헬라어 '프로스콤마'(* )의 문자적 의미는 '길에 떨어져 있는 돌'로서 '장애물'을 가리킨다.

본절에서 '프로스콤마'는 믿음이 약한 형제의 양심에 상처를 준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우상과 타협함으로 죄를  짓도록 만드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행위가 나쁘게 생각되지 않더라도 이것이 초신자들의  양심(良心)에 반대된다면 그들을 실족케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들을 나쁜 상태로 이끌 수도 있다(D. Thomas).


8:10 지식 있는 네가 우상의 집에 앉아 먹는 것을 누구든지 보면 그 약한 자들의 양심이 담력을 얻어 어찌 우상의 제물을 먹게 되지 않겠느냐


지식 있는 네가...먹게 되지 않겠느냐 - 믿음이 성숙한 신자는 장소와 음식의 출처와는 상관없이 모든 것을 수용하며 정확한 이해 가운데서 자유롭게 행한다. 하지만 믿음이 약한 자는 우상의 집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그 우상과 교제하며 경배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Calvin). 결국 믿음이 강한 자들의 자유로운 행동은 믿음이 약한 신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8:11 그러면 네 지식으로 그 약한 자가 멸망하나니 그는 그리스도께서 위하여 죽으신 형제라

 그러면 네 지식으로 그 약한 자가 멸망하나니 - 바울은 본 구절에서 자유가 남용되는 경우를 예로 들어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모든 죄와 사망으로부터의  해방과  구원의 증표가 되지만 그것이 남용(濫用)될 때 형제들을 실족케 하는 빌미가 됨을 지적하고 있다.

롬 14:15에서도  본절과 동일한 내용을 언급한다.

“만일 식물을 인하여 네 형제가 근심하게 되면 이는 네가 사랑으로 행치 아니함이라 그리스도께서 대신하여 죽으신 형제를 네 식물로 망케 하지 말라”


8:12 이같이 너희가 형제에게 죄를 지어 그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라


모든 하나님의 백성은 지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약한 형제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그리스도께 죄를 짓는 행위로 규정된다(행 9:4).


8:13 그러므로 만일 식물이 내 형제로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치 않게 하리라


본절에서 우상의 제물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가 바울 자신의 의지 표명(表明)을 통하여 나타난다. 바울의 이러한 결심은 그의 뜨거운 사랑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것은 (1) 인간적으로 보잘것없는 형제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를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며 그를 통해 당신의 사역과 섭리를 이루어  나가신다는 점과 (2) 그리스도인의 영속적인 생활 원칙을 밝히 제시해  주고  있다(마  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