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카 라친(Stenka Razin)' 혹은 ‘Song of Stenka Razin’ 으로 불리는 이 노래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러시아민요로서 1668년에서 1670년까지 계속된 러시아 농민전쟁의 지도자인 코사크인 스테판 티모페예비치 라진(Степа́н Тимофе́евич Ра́зин)을 기리는 노래다.
그는 농민들을 상대로 수탈을 일삼는 러시아 짜르와 영주들에게 맞서 봉기를 일으킨 인물로서 우리로 비유 하자면 동학농민전쟁을 이끈 전봉준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한 때 국가에 위협이 될 정도로 세력을 키웠는데 러시아 제국의 신식군대와 황제에게 매수된 동지의 배반으로1671년 관군에 체포되어 사지를 찢기는 사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러시아 민중들의 전설적인 인물로 추앙을 받으며 그를 기리는 수많은 노래가 지어졌는데 이 노래도 그 중 하나로서 이야기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그가 이끄는 농민군이 카스피해 연안에 있던 페르시아 정착촌을 점령하자 성주는 공주를 그에게 보냈고 이 혁명가는 그만 그녀와 사랑에 빠져 헤어나지를 못하게 된다.
그러자 농민군들의 불만이 싸여갔고 그는 사랑과 혁명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볼가강을 건너는 뱃전에 공주를 세워놓고 그 배에 탄 농민군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공주를 사랑한다.”
“하지만 동지들을 더 사랑한다.” 하면서 공주를 뱃전에서 밀어버린다.
대의를 위해 사랑을 희생한 것이다.
이 장면은 러시아의 영화와 연극에서 마지막 대미(大尾)를 장식하는데 이 때 바로 이 노래가 남성합창단에 의해 장엄하게 울려퍼진다.
넘쳐넘쳐 흐르는 볼가강물 위에
스텐카라친 배 위에서 노래소리 들린다
페르샤의 영화의 꿈 다시 찾은 공주의
웃음 띄운 그 입술에 노랫소리 드높다
동편 저쪽 물 위에서 일어나는 아우성
교만할 손 공주로다 우리들은 우리다
교만할 손 공주로다 우리들은 우리다
다시 못 올 그 옛날의 볼가강물 흐르고
꿈을 깨친 스텐카라친 장하도다 그 모습
우리나라에서는 이연실에 의해 불리었는데 정확히 몇 년도에 발표했는지는 도무지 찾을 수가 없고,
1980년대 후반에 발매된 후일의 앨범에만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이 노래가 운동권의 애창곡이 되어 국가적 금지곡 명단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70년대 초에 발표된 것 같다.
이연실은 1950년 생으로 1971년 ‘새색시 시집가네’로 데뷔한 가수다.
그 애리애리한 청초한 목소리로 어떻게 이렇게 남성적이고도 비장한 노래에 도전하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참으로 맛깔나게 소화했다.
이 노래를 굵직한 베이스나 남성합창단이 아니라 가냘픈 목소리의 여가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니
더욱 비장한 맛이 나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대단하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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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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