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 지식의 장

이찌로 -> ‘고양이 같은 넘?’

白鏡 2006. 3. 25. 12:37
 나는 평소에 야구는 보지 않는데 이번 WBC는 정말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일본선수 중 이찌로에 대해 많은 실망을 하게 되었는데 그 선수가 일본사람이라서, 그들이 우리를 이겨서가 아니다.

어떤 부분에서든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자국을 넘어서서 세계에서 우뚝 선 사람이라면

우리는 존경해야 한다.

더구나 동양인으로서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그 정도 명성을 날린다면 당연히 존

경받을만 하고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번 WBC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은 한마디로 오만의 극치를 이루면서 치졸하기

짝이 없어 만약 내가 한 번 만나면 일본식으로 욕을 한 번 해 주고 싶었다.

사람의 생김새를 가지고 욕 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미안하지만 할 수 없다.

 

“자식이 말이야 생긴 건 꼭 원숭이 같이 해가지고 행동은 꼭 고양이 같이 하누만 !”


여기서 고양이 같다는 말이 일본사람에게는 심한 욕이 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 유래를 설명할까 한다.


100년간의 센코쿠 시대(戰國時代)(1467-1568년)를 마감하고 천하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켜 단숨에 조선을 먹으려다가 이순신 장군에게 막혀 7년간이나 전쟁을 끌다 이순신에 대해 철천지 한을 품고 1598년 어린아들 히데요리를 남기고 죽는다.

그러자 기회를 보고 있던 당대의 야심가 도꾸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드디어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미쓰나리가 이끄는 서군(西軍)을 무찌르고 1603년 일본을

완전히 장악하고 무신정권인 에도바꾸후 시대(江戶幕府時代)를 열게되고 이 후부터

도꾸가와 가문의 제일 우두머리가 쇼군(將軍)이 되어 일본을 260년 간 지배하게 된다.

이 들 쇼군 중 제 5대 쇼군인 도쿠가와 츠나요시(德川綱吉)는 이에야스의 자손 중에 어찌 저런 사람이 나왔을까 하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국의 지도자로서는 자질이

떨어지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인간적으로는 어찌보면 박애주의자로서 생명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고 ‘살아있는 동물을 소중이 하라’(生類憐令)(1685)는 칙령을 내리고 동물보호

그 중에서도 특히 개(犬)보호에 지극정성을 쏟아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진다.

 

그가 이런 령을 내린 배경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즉 전국시대가 끝나고 몇 십년간 평화시대가 지속되면서 무사들끼리 칼을 들고

싸우는 일까지 금지되다 보니 사무라이들이 사람을 상대로 칼 쓸 일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심사가 뒤틀리면 길을 가다 애꿎은 개를 칼로 베어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동물애호가인 츠나요시가 가만히 있을리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집에서 키우는 개를 모두 관청에 등록하게 하였으며 개를 담당하는 집정관이 생겨 가가호호 감시를 다녔고 그 권세가 막강하였다.

당시에는 개를 굶기거나 학대하는 자는 할복자살이나 기둥에 매어놓고 찔러 죽이는

형벌까지 가했으니 집에서 키우는 개를 신고할 때는 암놈도 수놈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았고 먹을 것이 모자랄 때는 버려지는 개가 많아 곳곳에 개 수용소를 세워놓고

돌보았다 한다.

또한 개가 홀래를 붙을 때도 몽둥이로 때려서 때어 놓으면 형벌을 받으므로 뜨거운

물을 부어 때어놓는 관습이 생기기도 했고 이 관습은 해방 이 후 우리나라에도

고스란히 전파되어 약 이삼십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광경을 동래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었다.

 

이 후 일본인들은 개에 대해 거의 숭배에 가까운 관념이 자리잡아 요즈음

일본에서는 개를 위한 온천까지 생겼다 한다.

도쿄 오다이바의 ‘오에도온센모노가타리’(大江戶溫泉物話) 별관인

츠나요시(綱吉)의 탕’ 은 이러한 츠나요시의 이름을 딴 ‘개 온천’이다.

여기에는 개를 위한 수영장, 온천, 개 맛사지, 미용실, 건강진단, 휴식공간이 따로

마련돼어 있고 평일에 약 20 마리, 주말에는 60 여마리가 찾는다고 하며

온천욕탕에서 서비스하는 ‘개 전용 수영요법’은 신청자가 몰려 주말에는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라 하니 한마디로 ‘개세상 ’, 즉 '개 판' 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해서 한국 사람이 하는 욕 중 가장 심한 욕 중의 하나인

“개 같은 놈” 이란 말 대신 

일본에서는 “고양이 같은 놈”으로 표현한다.

 

 

*參考資料 :

[일본여도, 중앙 M&B,김완식]  [大望, 야마소카 소하치]

[http://4japan.gazio.com]

[이코노미스트 internet판, 김현기, 200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