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번개 후기

[스크랩] 부산 맛집기행 2주년 기념정모 참가 Report

白鏡 2006. 3. 25. 22:51
 

처음으로 정모에 참석하게 되었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다른 한 분이 바로 옆에 차를 대고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다.

뷔페가 몇 층인가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표시가 잘 보이지 않아

“뷔페가 몇 층이지요?” 하고 물었더니 “18층이네요.” 한다.

직감적으로 같은 회원으로 느껴져 “거기... 참석하십니까?”하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처음 모임에 참석하는지라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하면서 반갑게 인사한다.

이름은  ‘ji-hyun"님.

모임장소에 도착하니 5시 10분 전,

예상보다는 적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어디 앉을까 하는데

‘ji-hyun'님께서 같은 테이블에 앉자고 제안해 자리를 잡고

음료수 한 잔 하고 있는데 운영자 분께서 ‘금샘’, ‘에저또’, ‘답풀이’님을

우리테이블로 모셔왔다.

음료수, 맥주 등으로 한잔 하면서 서로 통성명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전부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인데도 전혀 서먹하지가 않고

금방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명함도 주고받고 나중에는

한국 사람들이 처음 사람만나면 꼭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문제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들이 이 것 때문에 제일 당황해 한다)에 도달하여

알아보니 ‘ji-hyun'님이 3학년이고 나머지는 전부 5학년.

5학년 중에는 ‘금샘’님과 ‘답풀이’님이 같은 반이고 한 반 위가 ‘에저또’님,

또 한 반 위가 본인이더라.

우리 멤버들의 특징을 소개하자면


‘금샘’님은 몸집 및 관상과는 다르게 내성적 이었고

연신 땀을 훔치길레 ‘많이 더우신가 보지요?“ 했더니

”머리카락도 몇 올 안 남았는데 바로 위에서 전구가 비추니 도저히 못 참겠네요.“

하면서 끝내 좌석을 옮긴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것은 그렇게 땀을 흘리면서도 마칠 때까지

양복저고리를 안 벗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초면이라 차마 물어보지를 못했다.)


‘에저또‘님은 

키도 크고 몸도 탄탄하게 보여 첫눈에

몸 단련을 많이 하신 분이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호두를 어떻게 까먹을지 몰라 난감해 하는 우리들 앞에서

한 손 안에 호두 두 개를 넣고 힘 한 번 줌으로 간단히 처리하여

좌중을 놀라게 했는데 사람들의 감탄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나중에는 튼튼한 잇발의 성능까지 시범을 보여주어 내심 걱정이 되었다.

또한 맛집에 대해서는 아주 통달한 분으로

어느 동에 무슨 집이 무엇으로 맛있다는 것을 아주 꿰고 있었고

특히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집까지 알고 있어서

앞으로 음식점에 관한 한 고문역으로 모시면 좋을 것 같았다.


‘답풀이’님은 

첫 인상이 마음이 푸근하고 인심이 넉넉한 아주머니로 보였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머리보다는 가슴이 앞서는

감정(감상, feeling)이 아주 풍부한 분 이었는데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마치 일수 장부같이 생긴 두툼한 Diary를

가지고 다니면서 새로운 것 하나라도 들으면 바로 메모하는

꼼꼼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일본어가 전공인데 현제는 이 실력을 발휘할 직업을 갖고 있지 않아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ji-hyun'님은 

우리조의 막내둥이로서

거의 투명한 피부와 밝고 화사한 얼굴의 소유자로

누구를 만나든지 잘 어울리고 친절하게 대할 사람으로 보였고
한 편으로는 보기와는 다르게

본인은 무슨 일을 하든 잘 해낼 자신이 있다는 아주 당찬 면도 보여 주었고

님으로 인해 분위기가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았다.

 

1부를 조원들과 음식과 음료를 들면서 즐겁게 보내었는데 음식은 솔직히 너무 부실한 감이

들었다.

 

2부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수고하신 집행부 및 새로운 한해를 이끌어 나갈

집행부의 소개가 있었는데

그 노고에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다음으로 참석한 전 회원의 소개가 있어

온라인 상 닉으로만 대하던 사람들의

실물을 대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었는데

평소에 자주 보이던 이름들이 많이 빠져 아쉬웠다.


다음으로 장기자랑의 순서가 와서

본회에서 준비한 노래반주기에 맞춰

노래로 더욱 흥을 돋우게 되었는데

몇 가지 문제점이 노출 되었다.

1. ‘하고 싶은 사람 나와서 하라.’ 하고 방치하다 보니까

   장기자랑임에도 불구하고 천편일률적으로 노래만 하게 되었고

   나오는 사람도 젊은이 일색이라 몇 곡 듣고 난 후에는 너무 비슷한

   류의 노래에 제일 흥겨워야할 시간이 다소 지루한 시간으로 되었다.

   대안을 제시하자면 테이블 별로 대표선수 한 사람을 뽑아서

   경연대회를 시키고 제일 잘한 사람에게 보다 큰 상품을 걸었더라면

   모든 참석자의 관심과 재미가 한결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2. 반주기의 성능이 문제인지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서인지 모르겠지만

   사운드의 질 특히 마이크의 질이 너무 떨어지고 tone도 약해서

   앞에 나가 온갖 용을 다 쓰는 회원들의 실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안타깝고 안스러웠다.

3. 반주기의 모니터를 무대로 향하게 해 놓아 관객들은 출연자의 얼굴은 못보고

   본의 아니게 엉덩이만 감상하게 되었다.

4. 다음부터 많은 회원이 모이는 정모의 경우 2부나 3부 사회를

   레크리에이션이나 사회에 능한 회원에게 맡기는 것이 어떨까?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이라 공지를 띄우면 분명히 한 명 정도는

   대어가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5. 이왕 건의를 하는 김에 한가지 더 하자면 대형 행사를 주최할 때에는 행사당일

   진행요원을 늘리더라도 일인당 한가지 임무만 부여하여 책임지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 ㄱ. 음향담당 요원 - 공식행사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음향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이크 소리를 들어야 하니까. 그러므로 이 요원은 사전에

   음향기기 성능을 점검하여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 하고(그 날 사회자 마이크에

   문제가 많았다) 앞에 나와서 마이크를 잡는 사람이 잘 못 사용하는 경우는

   그때그때 바로 잡아준다.

      ㄴ. 안내요원 - 남녀 1인씩 지명하여 회원이 입장하면 그 사람의 성별, 나이,

    입회시기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자리에 안내하고 특히 혼자서 멀뚱히 앉아있는

    사람이 없도록 신경 쓴다.

    그 날 몇 번 둘러보니 5시 이전에 도착하여 근 30-40분간을  말 한마디 없이 앉아있는 사람이

    부부로 보이는 한 커플을 포함하여 최소한 네명은 보였는데 회원들이 계속 입장해도 이상하게도

    그쪽 테이블들로 인도하는 진행요원이 아무도 안보였고 대신 접수 테이블에는 과다한 인원이

    앉아 있었다.

   ㄷ. 실내담당요원 - 이 일은 안내담당이 겸할 수도 있는데 이들은 행사장 내 실내온도

     (그 날 너무 더웠다. 그래서 금샘님이 체중조절 좀 했다), 조명, 종업원들의 서빙태도, 및 

    참가자들의 분위기를 잘 살펴서

    행사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나 행위를 빨리 포착하여 사전에 콘트롤 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기다리던 경품추첨이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첫째 그 많은 경품의 숫자에  놀라고

둘째 모든 것이 회원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에 놀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자그마한 것이라도 하나 준비해 올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계속 번호가 불려지는 가운데 우리조에서는 ‘답풀이’님이 일차로 당첨되고

‘금샘’ 2번, ‘에저또’ 3번, 'ji-hyun' 11번, 'gloria' 12번인데

중반이 넘어가기까지 위의 번호들은 근처에도 얼씬 거리지 않다가

사회자가 1번, 10번 하면서 요리조리 기만 올리네요.

드디어 'ji-hyun'님 애가 달아 죽는데, Gloria 마치 도사라도 된듯이
"얼마나 좋습니까, 저렇게 많이 걸러주니 점점 더 대박이 다가오네요.

 기대해도 좋겠습니다.“

 그런데 가도가도 번호는 나오지 않고 마지막 대박 ‘자전거’까지 끝나자 

사회자 왈

"지금까지 하나도 안 걸린사람 손드세요!" 란다.

 

‘에구 ~ 하필이면 정월 대보름 날 이 무슨 쪽이냐  ???? !!!!’ 

 

그 이후는 상상에 맡기고 참석기는 이만 줄입니다.

 

* P.S. 위에 지적한 몇가지 사항은 옥의티를 지적한 것뿐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자면 정말 좋은 모임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자왕님을 위시한 운영진들의 수고와 헌신에 다시 한 번 뜨거운 성원을 보냅니다.

출처 : ★부산 맛집기행★
글쓴이 : Glor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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